무엇을 하면서 살아왔는지?

정리해보자

Posted by Sungho Hong on May 27, 2016

1983년생으로 태어나, 서른 넷이 된 지금 무엇을 하면서 살아왔는지 어딘가 정리가 하고 싶어졌다.

나에게 처음 시작한 사회 생활은, 중학교 2학년이 되던 해 새벽에 일어나 아파트 위층부터 걸어내려오며 전단지를 돌리는 것으로 시작했다.
전단지를 돌리고 나면, 학교를 다녀온 뒤 만두피를 찍어내는 공장으로 일을 나갔다. 그당시에는 만두피를 기계가 아닌 동그란 원통으로 사람이 찍어 눌러 내는 그런 식 이었다.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부터는 좀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가령 물건을 포장하고 배송하기 위하여 차에 물건을 쌓는 일을 한다던가, 헬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운동을 한다던가,
형들을 따라 일당을 받는 공사판에서 일을 할 수 있었다.

대학을 들어 가고 난 후, 군대를 다녀 온 뒤는 지게차를 몰고 창고를 정리하거나, 전공을 살려 사이트 제작이나 전산 관리 입력등을 할수 있었다.
군대에서 배운 전투화 물광 경험을 살려, 목욕탕에서 계란과 음료를 팔며 한쪽 귀퉁이에서 구두를 닦아 돈을 벌 수 있었다.

졸업이 다가오는 그 해에는 남들보다 조금더 일찍 (공대 특성상 이른 취업을 장려하는 분위기 였던 것 같다.) 회사를 입사하게 되었다.
첫 직장에 대한 부분은 지금도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 형제 같던 사우들과, 실제 데이터센터에서 인프라를 구성하고, 서버&렉&스위치가 어떤식으로 구성되는지 배우고, 맘껏 만져볼 수 있던 것 같다.
그 당시 지원하던 사이트에서 제공해준 개인서버나 사우간 분위기가 지금의 직업과 목표를 정하게 된 가장 큰 계기 인 것 같다.
그 당시 처음 접해본 스위치나, 그 당시 익숙하지 않았던 쉘 프롬프트 환경이, 현재는 다른 어떤 GUI보다 편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드디어.. 서비스인프라 구성과 운영을 경험

2007년 회사를 처음 입사하고, 2008년 되던 해 졸업을 했다.
수천대가 넘는 서버 수백대의 스위치는 너무나도 흥미로웠고, 지금도 그때 경험을 토대로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즐거움을 안고 살아간다.

2009년에 지원하던 포털 사이트에 시스템 담당자로 근무하게 되었고, 그 해가 지금 하는 업무에 대한 책임감과 전문성을 갖고 일하던 시작인 것 같다.
그 당시 수십 수백만명이 다녀가는 대규모 포털의 규모는 상상 이상으로 떨리는 경험이었다.
단순하게 입력하는 커멘드 하나가 수만명이 받을 서비스에 장애를 주기도 하고, 또 어떤 경우는 리커넥션에 의한 감당할 수 없는 사이드 이펙트가 터지기도 했었다.
담당자로서 책임감과 죄책감은 그 당시 버티기 힘들정도로 무겁게 느껴졌지만, 오히려 그런 환경이 내가 하는 일에 대한 희열로 다가왔던 것 같다.

협력 업무를 진행해야 하는 부서는 다양했다. 회사 내 다양한 부서 또는 타 국가의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같은 프로젝트로 같은 목표를 위해 일을 하던 시기도 있었다.
한번은 장애 상황에 퇴근 시간이 되어 퇴근하는 외국계 회사의 업무 방식을 이해 하지 못하던 때도 있었다. 아니, 지금도 뼛속까지 한국 사람인 나는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지금 서른넷이 된 나는 해외 업무 방식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하기도 하고, 또 그런 것들을 경험하고 싶어 하고 있다.
2014년 현 회사로 입사하게 된 계기는, 그런 다양성을 경험하고 싶었기 때문이었기도 했다.
내가 하는 일에 대한 흐름, 그리고 좀 더 넓은 시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커다란 목표에 구성원이 되어, 나의 프로젝트를 너무나도 절실하게 성공시키고 싶다.
이미 구축된 인프라가 아닌, 새롭게 찾아 적용하고 더 좋은 방법을 찾기 위해 스스로 채찍질할 수록 좀더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10년이 체 안되는 경력이지만, 치열하게 달려왔고 앞으로 더 많이 알아갈것들, 해봐야할것들, 그리고 이루고싶은 것들이 점점 더 커져가게 된다.
난 이런것들을 어느순간 노트로 정리하는 습관을 갖기위해서 노력하기 시작했다. 아직도 "아 어떻게 했더라?" 라는 질문은 자주 하는 편이지만, 점점 그런 것이 줄어들어 가고 노트가 다양해질때 즐거움을 느낀다.
이런 것들에 대한 것은 나같은 고민을 하는 다른 사람과 함께 공유하고 싶다. 내 스스로 정리하고 돌아보고 싶다는 생각에 블로그 활동을 시작했다.

10년뒤 내 자신을 돌아 보면 어떤 기분일지?

사회 초년생일때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10년뒤 너는 무엇을 하고 있을 것 같냐? 라는 질문이었다.
그 당시 패기롭고 호기롭게 내 뱉었던 말을 모두 지키진 못했지만, 나는 지금 이렇게 스스로 성장하면서 10년이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10년전 생각했던, 10년후 내 스스로 돌아봤을때 "잘했다" 라고 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는 그럭저럭 잘 하고 있다고 답하고 싶다.
이제는 이후 10년뒤 마흔이 넘고, 가장이 되고 아이를 키우며 내 스스로 돌아 보고 어떤 기분일지가 문득 궁금해졌다.
어릴적부터 꿈꿔왔던 그런 회장님이 되어 있을까? 아니면 더 어릴적 꿈꿨던 박사가 되어 있을까?
아직은 잘 모르지만, 관심 있는 것들과 해볼만한 것들, 해보고싶은 것들을 좀 더 파고들다 보면 지금 껏 그랬던 것 처럼 해답을 얻을 것으로 생각한다.

지구가 다 내 땅입니다. 잘하고 있어! 화이팅!

당장 하고 싶은 것들은 정해져 있다. 어릴적부터 관심있던 프로그래밍을 통한 프로덕트 창출!

나처럼 고민하는 사람들, 동료 후배들에게 조금이나 도움될만한 팁을 공유 해줄 수 있는 것을 마련,

그런 취미와 흥미 활동들이 내 삶에 경험이 되어 성취감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일하면서 나름 팁을 모은 노트는 점차적으로 성호의 블로그 에 포스팅 할 예정이다.
내 경험이 10년뒤 나라는 나무의 거름이 되길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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